볼만 만졌는데 강제추행인가요? 동성에게 성적 발언·볼 만지고 항소심 기각된 이유

1. 사건 개요 – 동성에게 한 성적 발언과 볼 만지기

이 사건 피고인은 아파트 단지 인근을 산책하다가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피해자와 알게 되었고, 이후 피해자를 마주칠 때마다 대화를 나누는 정도의 관계였습니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나이, 관계, 지위 등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신체접촉을 허용할 만한 친밀한 사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하루에 물 몇 번 빼냐, 자위는 했냐”는 성적 발언을 하면서, 피해자의 왼쪽 볼을 만지고 “귀엽다”는 말을 하며 성기 방향으로 손을 뻗었습니다. 피해자는 이러한 행동을 불쾌하게 느꼈고, 이후 강제추행 혐의로 피고인을 고소했습니다.

제1심 법원은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인정하여 벌금 750만 원을 선고했고, 피고인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2. 피고인의 항소 이유 – “동의를 받았고, 성적 수치심도 없다”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대략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첫째, 자신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고 피해자의 왼쪽 볼을 만졌을 뿐이며, 공소사실처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추행을 한 사실이 없다는 점입니다. 둘째, 설령 동의 없이 볼을 만졌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 행위로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피고인은 범행일 이후 피해자가 자신에게 볼을 만지도록 허락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당시의 신체접촉 역시 자연스러운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 추행 해당 여부와 고의 인정 기준

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추행 해당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당시 객관적 상황과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강제추행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으로는 고의만 있으면 충분하고,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특별한 동기나 목적까지 증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 입장입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지위·나이, 신체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 성적 발언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의 행위가 일반적인 평균인의 입장에서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이 피해자의 볼을 만지고 성기 방향으로 손을 뻗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과 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했다고 보아, 추행의 고의도 인정했습니다.

4. 이후 피해자의 허용이 이전 추행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피고인은 범행일로부터 약 8일 후 피해자가 자신에게 볼을 만지도록 허락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 신체접촉 역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허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러한 사후적 사정만으로, 그보다 앞서 이루어진 추행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가 묵시적으로 동의하거나 승낙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나중에 있었던 허용된 신체접촉이 이전의 강제추행을 ‘용서’하거나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5. 양형 – 과거 성폭력 집행유예 전력과 반성 부족

피고인은 제1심과 항소심에서 벌금 750만 원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은 제1심의 양형을 존중했습니다. 양형 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제1심의 형이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항소심은 양형에서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했습니다. 유리한 요소로는, 이 사건 추행의 정도가 극히 중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 언급되었습니다. 반면 불리한 요소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비난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 노력도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2015년경 이미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준강제추행)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동성을 대상으로 유사한 범행을 저지른 점은 중하게 평가되었습니다.

항소심은 피고인의 변소 내용을 볼 때 성인지 감수성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았으며, 이 사건 이후 특별한 사정 변경이나 새로운 정상도 없다는 점을 종합하여 제1심의 벌금형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1. 볼만 한 번 만졌는데도 강제추행이 될 수 있나요?

A. 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얼굴·볼 등 신체 일부를 만지고 성적 발언이 함께 이루어진 경우에는 강제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볼만 만졌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성적 발언과 함께 피해자의 볼을 만진 행위를 추행으로 보았습니다.

Q2. 동성 간의 신체접촉도 강제추행죄가 되나요?

A. 네. 강제추행죄는 이성 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성 간의 성적 자유 침해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과 피해자는 남성이었지만, 법원은 동성 간 강제추행을 인정했습니다.

Q3. 피해자가 나중에 신체접촉을 허용한 적이 있다면, 이전 행위도 용서된 것으로 보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범행 이후 피해자가 볼을 만지도록 허락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나중에 있었던 허용 행위만으로 이전의 추행에 대해 묵시적 동의나 승낙이 있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Q4. 강제추행에서 “추행의 고의”는 어떻게 인정되나요?

A.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고 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그 행위를 의도하거나 용인했다면, 추행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겠다는 특별한 목적까지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Q5. 항소심에서 양형이 바뀌려면 어떤 점이 필요하나요?

A. 제1심 이후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 변경이 있고, 원심의 형이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 양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1심 이후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고,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항소심은 원심의 벌금 750만 원 형을 유지했습니다.

7. 참고 자료

  • 인천지방법원 2025. 12. 19. 선고 2024노2251 판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 준강제추행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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