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하철역에서 술 취한 승객을 일으켜 세우던 역무원의 가슴을 만진 사건에 대해 법원이 강제추행을 인정하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뉴스=인천지방법원 형사재판부는 2026년 2월 4일, 수인분당선 인천 B역 역사 내에서 술에 취해 넘어진 승객을 붙잡아 일으켜 세우려던 역무원의 가슴을 손으로 두 차례 주무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 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고 밝혔다.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었다”는 주장, 강제추행 성립 막지 못했다
이 사건은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B역에서 근무하던 역무원 C씨가, 승객 A씨를 술에 취한 상태로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4년 10월 19일 오후 4시 4분경 B역 역사 내에서 술에 취해 넘어졌고, 이를 본 C씨가 넘어져 있는 A씨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 과정에서 A씨는 왼손으로 C씨의 오른쪽 가슴 부위를 두 차례 주무르는 방식으로 만졌다. 피해자인 C씨는 곧바로 수치심을 느끼고 문제를 제기했고, 역 내 CCTV 영상과 캡처 사진 등이 수사 과정에서 주요 증거로 제출됐다.
A씨는 “넘어진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우연히 가슴 부위가 접촉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법원은 CCTV와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해 단순한 우연한 접촉이 아니라 고의적인 가슴 부위 추행으로 판단했다.
법원, 가슴 부위를 2회 주무른 행위에 강제추행 인정
법원은 여성의 가슴이 성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판결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 부위를 두 차례에 걸쳐 주물러 만진 행위가, 피해자에게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라고 보았다.
또한, 피해자가 역무원이라는 업무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상대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추행을 당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공적 공간에 가까운 장소에서 이루어진 가슴 부위 추행은 피해자에게 더 큰 정신적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형법 제298조가 규정하는 강제추행죄 성립을 인정하고, 벌금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함께 선고했다.
기소유예 전력·가슴 부위 추행·합의 여부 등 양형 요소
양형에서 법원이 고려한 요소는 유죄 판결과 별개로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 불리한 요소로는, 피고인이 과거 강제추행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비록 정식 처벌 전력은 아니지만, 유사한 행위로 수사기관의 처분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점은 다시 강제추행을 저지른 이번 사건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가슴 부위 추행으로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 점, 가슴이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라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법원은 특히 “여성의 가슴 부위에 대한 추행”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유리한 요소로는 피고인이 성폭력범죄로 정식 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다는 점,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자제력이 떨어진 상태였다는 점,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꼽혔다.
이 같은 유리·불리 사정을 종합해 법원은 실형이나 집행유예 대신, 벌금 500만 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개·고지, 취업제한은 어떻게 됐나
강제추행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신상정보 등록대상 범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관할기관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제출하고 일정 기간 등록·관리되는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다만, 법원은 이 사건에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은 부과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피고인에 대한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으로 기대되는 이익과 예방 효과, 그에 따른 피고인의 불이익과 부작용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취업을 제한해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적시됐다.
결국 피고인은 신상정보 등록은 해야 하지만, 일반에 공개되거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대한 법원의 별도 취업제한 명령은 받지 않게 된 셈이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키다가 우연히” vs “명백한 가슴 추행”
실무에서는 지하철, 버스, 역 등 대중교통 환경에서 “우연한 접촉”과 “강제추행”의 경계가 자주 문제된다. 이 사건은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넘어졌고, 피해자인 역무원이 이를 일으켜 세우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피고인 측에서 “일으켜 세우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주장을 할 여지도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CCTV 영상과 피해자 진술, 만진 부위, 횟수, 당시 정황 등을 종합해 피고인의 행위를 단순한 우연한 접촉이 아닌 의도적인 가슴 부위 추행으로 보았다. 특히 “두 차례에 걸쳐 주무르는 방식으로 만졌다”는 점은 우연한 스치기보다 훨씬 강도 높은 접촉으로 평가된다.
비슷한 사건에서 수사를 받는 경우, “우연히 스쳤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동작과 손 위치, 시간, 피해자의 반응, CCTV나 주변인의 증언 등이 모두 함께 고려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칼럼
- 술에 취해 같이 잔 친구를 만졌다면… 실수인지 준강제추행인지 판례가 나누는 기준
- 소개팅 앱으로 만난 상대를 집까지 따라갔다면… 강간과 집행유예 3년 기준
- 부부 사이에서 준강제추행이 인정되려면… 항소심 판례로 본 기준
참고 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2. 4. 선고 2025고단2058 강제추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