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던 어린 조카 성추행을 했다면… 친족관계 준강제추행과 집행유예 기준

사촌 사이 어린 조카를 성적 대상으로 삼아 잠든 상태에서 가슴을 만진 경우, 법원은 어떤 죄명과 형을 선고할까요?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5. 22. 선고 2022고합311 판결을 통해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과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의 관계, 집행유예 기준, 신상정보 공개·고지 면제와 취업제한명령을 정리합니다.

1. 사촌이던 어린 조카 성추행 사건, 왜 더 무겁게 보나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죄명과 형량에 큰 영향을 줍니다. 특히 사촌, 삼촌, 형제자매처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직 미성숙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같은 신체접촉이라도 법원은 훨씬 무겁게 보게 됩니다. 단순한 준강제추행이 아니라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으로 평가되면서, 법정형과 양형 기준이 대폭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살펴볼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5. 22. 선고 2022고합311 판결은 사촌 사이인 가해자가 만 13세의 피해자를 가족 여행 중 숙소에서 추행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과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두 죄가 법조경합인지 상상적 경합인지, 그리고 어떤 사정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2. 사건 개요: 가족 여행 중 숙소에서 벌어진 사촌 간 추행

이 사건 피고인은 피해자 B와 사촌 사이였습니다. 2014년 12월, 피고인과 피해자를 포함한 사촌들, 친족들이 함께 경기도 양평군의 한 리조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문제의 범행은 이 리조트 객실에서 발생했습니다. 밤 시간대, 객실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당시 만 13세인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피고인이 손으로 만진 것입니다.

피해자는 아직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아동·청소년이었고, 피고인과는 사촌 관계라는 신뢰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잠든 상태였기 때문에 현실을 인식하고 즉각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토대로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추행이라고 보았습니다.

3. 두 죄명: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vs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

이 사건에서 검사는 피고인에게 두 가지 죄명을 적용했습니다. 하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다른 하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제추행)입니다. 둘 다 형법 제299조의 준강제추행을 기본 구성요건으로 삼지만, 각각 그 위에 다른 요소를 더해 처벌을 강화하는 구조입니다.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는,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의 준강제추행을 따로 떼어 더 무겁게 처벌하기 위한 조항입니다. 은밀하게 행해지고 피해자의 피해가 크며, 가족·친족 관계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범죄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반면,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죄는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직 판단능력이 부족한 미성년자를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4. 법조경합이 아니라 상상적 경합: 두 죄를 모두 인정한 이유

피고인 측은, 이 사건에서는 결국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죄만 성립하고,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두 죄가 사실상 하나의 죄로 포섭되는 법조경합 관계라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2002도669 등)를 인용해, 상상적 경합과 법조경합을 구분하는 기준을 설명했습니다.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실질적으로 여러 개의 죄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이고, 법조경합은 여러 죄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1죄만 구성하는 경우입니다. 어느 쪽인지 판단할 때는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의 측면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법원은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와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죄는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이 서로 다른 별개의 범죄라고 보았습니다. 친족관계 성범죄의 은밀성과 신뢰관계 파괴, 아동·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라는 서로 다른 법익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들인 만큼, 하나가 다른 하나를 흡수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두 죄를 법조경합이 아닌 상상적 경합 관계로 보고, 형이 더 무거운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를 기준으로 처단했습니다.

5. 양형과 집행유예: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이 나온 이유

양형기준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준강제추행은 기본적으로 징역 3년~6년의 구간(기본영역)에 해당합니다. 법률상 처단형 범위도 징역 2년 6개월~15년 이하로 상당히 무겁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먼저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만 13세의 피해자는 아직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고, 사촌이라는 특별한 신뢰관계 속에서 보호받아야 할 위치에 있었습니다. 사촌 사이에 벌어진 성범죄는 피해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친족 전체의 관계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피해자는 오랜 기간 이를 외부에 알리지 못한 채 고통을 받아왔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며 공탁금 수령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집행유예가 나온 것은, 피고인의 나이와 전과 여부, 반성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만 17세의 소년이었고,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유리한 정상들을 참작해 징역 3년을 선고하되, 4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대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3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통해 재범 방지와 사회적 보호를 도모했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1.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은 왜 일반 준강제추행보다 더 무겁게 보나요?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은 단순히 신체 접촉의 문제를 넘어서, 가족·친족이라는 특수한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범죄입니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신뢰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그 신뢰를 악용해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이어서 피해의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법은 친족관계 성범죄를 별도로 규정해 더 높은 법정형과 양형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Q2. 한 번의 행위로도 친족관계 준강제추행과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이 사건처럼 친족관계 +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동시에 만족하는 경우, 한 번의 행위라도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와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이 모두 충족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두 죄의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이 다르므로, 법조경합이 아니라 상상적 경합 관계로 보고 형이 더 무거운 범죄를 기준으로 처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Q3. 이런 사건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없으면 무조건 실형이 나오나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형이 다소 가벼워질 수 있지만, 친족관계·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서는 합의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 외에도 범행 경위, 피고인의 전과, 재범위험성, 사회적 파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합니다. 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공탁금 수령을 거부한 경우에도, 피고인의 연령과 전과 없음, 반성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있지만, 반대로 상황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여지도 충분히 있습니다.

Q4.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이 면제되면 신상정보 등록도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신상정보 등록과 공개·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성폭력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대부분 신상정보 등록의무가 부과되고, 일정 기간 동안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공개·고지명령은 이 등록된 정보를 일반에게 어느 정도 공개할지, 주민들에게 통지할지에 관한 조치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연령, 재범위험성, 공개·고지로 인한 부작용 등을 고려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되었지만, 신상정보 등록의무 자체는 여전히 인정되었습니다.

Q5. 사소한 장난이라고 생각해도 친족관계에서의 신체 접촉은 위험한가요?

그렇습니다. 친족관계에서의 신체 접촉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고, 잠들어 있거나 항거가 어려운 상태였다면, 가해자는 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해도 법은 준강제추행, 나아가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으로 무겁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가족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장기간의 트라우마를 남기고, 가족관계 전체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이 엄격하게 보는 영역입니다.

7. 변호사가 필요한 경우

사촌이나 가족 사이에서의 신체 접촉이 문제가 되어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거나 이미 피의자·피고인 신분인 경우, 혼자 판단하고 대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과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은 법정형과 사회적 파장이 모두 큰 범죄이고,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공개·고지 여부 등 장기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함께 논의됩니다.

가능하다면 사건 당시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카카오톡·문자·통화 기록, 가족 간 대화 내용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한 뒤, 초기 단계에서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촌이던 어린 조카를 건드린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은, 스스로는 한 번의 실수나 잘못된 호기심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법과 사회는 결코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오랜 기간의 낙인과 취업제한, 가족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전문 변호사의 도움으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수입니다.

8.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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