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오빠가 어린 여동생을 만진 사건, 왜 더 무겁게 보나
성범죄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죄명과 형량에 큰 영향을 줍니다. 특히 친오빠·삼촌·부모처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같은 신체접촉이라도 법원은 훨씬 무겁게 평가합니다. 단순한 준강제추행이 아니라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13세 미만 미성년자 준강제추행,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 등의 죄명이 함께 문제되면서 법정형과 양형 기준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살펴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 26. 선고 2020고합229 판결은, 친오빠가 12세, 13세 여동생이 잠든 틈을 이용해 음부와 가슴을 만진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어떤 죄명이 성립하는지, 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택했는지, 어떤 경우에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을 면제하고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2. 사건 개요: 12세·13세 여동생이 잠든 틈을 이용한 두 차례 추행
피고인은 피해자 B의 친오빠입니다. 이 사건은 두 차례의 범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첫 번째 범행(2015년 겨울) – 서울 은평구 가족 주거지 안방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당시 12세)의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음부를 만진 행위
- 두 번째 범행(2016년 가을) – 서울 은평구 친할머니댁 안방 침대에서 잠든 피해자(당시 13세)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음부를 만지고, 손으로 가슴을 주무른 행위
두 사건 모두 공통점은, 피해자가 잠을 자고 있어 항거불능 상태였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이용해 음부와 가슴 등 민감한 부위를 만졌다는 점입니다. 피해자는 12세와 13세의 매우 어린 나이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친오빠였습니다.
3. 적용된 죄명: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13세 미만 미성년자·아동·청소년에 대한 준강제추행
법원은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죄명을 인정했습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준강제추행)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제추행)
즉, 피고인의 행위는 친족관계라는 점과 피해자의 연령(13세 미만·아동·청소년)이라는 점에서 모두 가중 사유가 되는 구조입니다. 법원은 형법 제299조 준강제추행죄를 기본으로 하되,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와 13세 미만 미성년자 준강제추행죄,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죄로 범행을 의율했습니다.
4. 상상적 경합과 경합범 가중: 법원이 처벌 기준을 정한 방식
판결에서는 여러 죄명이 함께 적용되는 구조를 상상적 경합과 경합범 가중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와 13세 미만 미성년자 준강제추행죄는 동일한 행위로 구성요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와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죄도 상상적 경합 관계입니다.
형법 제40조, 제50조에 따라 상상적 경합 관계에서는 가장 무거운 죄의 형으로 처벌하게 되는데, 이 사건에서는 형이 더 무거운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죄를 기준으로 처벌했습니다. 이어서 두 번의 범행이 서로 경합범 관계에 있기 때문에, 형법 제37조, 제38조에 따른 경합범 가중까지 고려하여 최종적인 처단형 범위(징역 2년 6월~22년 6월)를 산정했습니다.
5. 양형 사유: 엄벌이 마땅하지만 집행유예가 선택된 이유
법원은 양형의 이유에서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12세, 13세일 때,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잠들어 있는 상태를 이용해 음부와 가슴을 만지는 등 성적 추행을 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의 친오빠로, 누구보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신뢰관계를 배신한 점이 무겁게 평가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은 중하고, 원칙적으로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유리한 정상들을 참작하여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택했습니다.
-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 피고인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오히려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 피고인의 성행, 건강상태, 가정환경, 범행 이후 태도 등 종합적인 사정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고려하여,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이라는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4년간 집행을 유예하여 사회 내에서의 개선 가능성을 보게 했습니다.
6.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명령,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명령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성폭력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관할기관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으며, 일정 기간 동안 등록이 유지됩니다.
한편, 법원은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제한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는 피해자와 유사한 연령대의 아동·청소년, 장애인이 있는 환경에서 피고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반대로, 법원은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에 대한 징역형(집행유예),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 취업제한명령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고, 피고인의 연령, 직업, 가정환경, 사회적 유대관계, 형사처벌 전력,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한 불이익과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검사는 피고인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함께 청구했지만, 법원은 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할 수 없다고 보고,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했습니다.
7. 변호사가 필요한 경우
가족 내에서의 신체 접촉이 문제가 되어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거나, 이미 친족관계 성범죄 혐의로 피의자·피고인 신분이 된 경우, 혼자서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피해자가 미성년자·13세 미만·아동·청소년이고, 가해자가 친족인 경우에는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미성년자 준강제추행, 아동·청소년 준강제추행 등 중한 죄명이 동시에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와 상담하여,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피해자와의 관계, 전과 여부, 재범위험성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 가능성, 진정성 있는 반성, 치료·상담 참여 여부 등은 양형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친오빠가 어린 여동생을 상대로 저지른 행위는, 본인은 순간적인 잘못이나 호기심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법원과 사회는 매우 엄중하게 바라봅니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장기간의 낙인, 취업제한, 가족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수입니다.
8. 참고 자료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 26. 선고 2020고합229 판결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준강간)
-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준강제추행)
- 형법 제299조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 상상적 경합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