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편의점에서 손님 엉덩이 스쳤을 뿐인데…
편의점이나 마트, 카페 같이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에서 직원과 손님 사이에 우연한 신체접촉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난으로 살짝 스쳤다”고 생각한 행동이 강제추행으로 인정되어 벌금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신상정보 등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5고정1200 판결은, 편의점 직원이 물건을 고르던 여자 손님의 엉덩이를 지나가면서 손으로 한 번 만진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강제추행을 인정하고 벌금 300만 원 +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 신상정보 등록을 명했습니다.
2. 사건 개요: 편의점 직원과 여자 손님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고인: 서울 종로구 B 소재 C 편의점에서 근무하던 남성 직원
- 피해자: D(여, 42세) –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던 손님
- 일시: 2025. 4. 22. 22:09경
- 장소: C 편의점 매대 앞 통로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자신이 근무하던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던 피해자의 뒤를 지나가면서 왼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엉덩이를 1회 만져 추행하였습니다. 이 장면은 편의점 내부 CCTV에 촬영되었고, 피해자는 즉시 112에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왜 강제추행이 되었나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따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여기서 폭행·협박은 반드시 심한 수준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정도의 유형력 행사이면 기습추행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참고한 증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 피해자 D의 법정 진술
-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경위서 및 진술서
- 임의동행보고서, 현장사진, 112 신고 사건처리표, 전자정보확인서
- 편의점 CCTV 영상자료가 저장된 CD
피해자는 피고인이 뒤에서 다가와 왼손으로 자신의 왼쪽 엉덩이를 만졌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CCTV 영상도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점을 종합해 피고인의 행위가 우연한 스침이 아니라 의도적인 신체접촉으로 보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 접촉으로서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4. 양형: 벌금 300만 원 +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징역형이 아니라 벌금형을 선택했습니다. 선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벌금 300만 원
- 벌금 미납 시: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 유치
-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
- 벌금 전액에 대한 가납명령(미리 확보해두겠다는 취지)
법원은 양형 이유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했습니다.
- 피고인은 초범으로,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음
- 추행이 단 한 차례였고,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상해나 장기간의 집요한 추행이 있었던 것은 아님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는 명백한 성적 침해행위임
-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경위, 추행 정도,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
결국 법원은 초범이고 추행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는 점을 참작해 벌금형을 택하되, 단순 벌금에 그치지 않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하여 재범 방지를 도모하려고 했습니다.
5.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취업제한명령
강제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입니다. 따라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관할기관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신상정보 공개·고지, 취업제한명령은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 피고인의 나이, 전과, 성행, 환경, 재범 위험성
- 범행의 내용·동기·방법·결과 및 죄의 경중
- 공개·고지명령이나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한 피고인의 불이익 및 부작용
- 이러한 제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 예방효과 및 피해자 보호 효과
- 신상정보 등록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 점
위 요소들을 종합한 결과, 법원은 피고인에게는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일정 직업에 취업을 제한할 정도까지 제재를 확장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등록만 하고 공개·고지·취업제한은 면제했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1. 편의점에서 손님을 스치듯 만졌을 뿐인데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 단순한 우연한 접촉인지, 성적 의도가 있는 기습추행인지가 핵심입니다. 이 사건처럼 일면식 없는 손님의 엉덩이를 손으로 만지는 행위는, 접촉 시간이 짧더라도 일반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되어 강제추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CCTV 등 객관적인 영상이 있다면 “우연히 스쳤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2. 초범이고 추행이 한 번뿐이면 벌금으로 끝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초범이고 추행 정도가 비교적 약한 경우에는 벌금형 +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선에서 마무리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나이, 장소, 관계, 추행 정도, 이후 태도(합의, 반성 여부) 등에 따라 징역형·집행유예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한 번 만졌으니 벌금이면 끝나겠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3. 벌금형인데도 신상정보 등록을 해야 하나요?
A. 네. 강제추행은 벌금형만 선고되더라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정보 등록대상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벌금 300만 원형을 받았지만,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어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Q4. 신상정보 공개·고지, 취업제한명령은 언제 내려지나요?
A. 공개·고지, 취업제한명령은 성범죄의 유형, 피해자의 연령, 재범 위험성, 범행의 정도 등에 따라 법원이 별도로 판단합니다. 초범이고 추행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신상정보 등록과 치료 프로그램만으로도 재범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처럼 공개·고지·취업제한은 면제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나 반복적·상습적 성범죄의 경우에는 공개·고지·취업제한명령까지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Q5. 이런 사건에서 변호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
A. 수사 초기부터 사건 당시 CCTV 영상, 위치관계, 피해자의 진술 내용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우발적 접촉인지, 의도적 추행인지, 추행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피의자의 반성 정도, 피해 회복 노력, 재발 방지 계획(치료 프로그램 참여 등)을 잘 정리해 법원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 양형(벌금 vs 집행유예 vs 실형)과 신상정보 공개·고지·취업제한 여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7. 참고 자료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5고정1200 판결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