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 조건만남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된 과정
피고인은 2019년 6월경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성명불상자(C, D)로부터 “조건만남 비용을 송금하면 조건만남을 할 수 있다, 환불금을 추가로 보내면 기존 입금액까지 모두 돌려주겠다”는 말을 듣고,
같은 해 7월까지 조건만남 비용 및 환불금 명목으로 약 3억 5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들이 조건만남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임을 알게 되었고,
이미 송금한 거액의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내 돈을 돌려받기 위해 계좌를 빌려주게 된 경위
2019년 8월경, 피고인은 위 성명불상자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습니다.
“피고인 명의 계좌를 알려 주면 그 계좌로 들어온 돈을 조직이 지정하는 다른 계좌로 전부 이체해 달라. 그렇게 도와주면 나중에 네가 보냈던 3억 500만 원을 환불해주겠다.”
피고인은 자신의 피해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본인 명의의 E 계좌와 G은행 계좌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후 조직에게 해당 계좌들을 알려주었고, 그 계좌들이 조건만남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사용되도록 하였습니다.
3. 보이스피싱 사기방조로 본 법원의 판단
사기 조직은 피고인의 계좌를 이용해 새로운 피해자들을 속이기 시작했습니다.
2019. 9. 15.경부터 2019. 10. 7.경까지, 조건만남 비용을 보낸 피해자들로부터 피고인 명의 계좌로 총 17명, 약 1억 6,000만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피고인은 그 기간 동안 조직의 지시에 따라 위 계좌들로 들어온 돈을 지속적으로 다른 계좌로 이체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이미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하고 있던 시점 이후에도 한 달 넘게 매일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자신의 계좌를 거쳐 다른 계좌로 흘러가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피고인 “자신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조직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과정에서 다수 피해자의 돈이 자신의 계좌를 거쳐 조직으로 넘어가도록 도운 이상 “성명불상자들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한 사기방조에 해당한다” 고 판단했습니다.
4. 양형 요소 – 피해자이면서 가담자인 점이 어떻게 평가되었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이자 사기방조 가담자라는 이중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양형에서 함께 고려했습니다.
- 불리한 요소
– 피해자 17명, 피해액 약 1억 6,000만 원 상당이 대부분 회복되지 않은 점
–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인 명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반복적으로 사용된 점
– 경찰 조사를 통해 보이스피싱임을 명확히 인지한 이후에도
자신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을 계속 도운 점 - 유리한 요소
– 피고인 자신도 동일 조직에 속아 약 3억 500만 원이라는 거액을 편취당한 피해자라는 점
– 사기방조에 대한 미필적 인식은 있었지만, 동시에 조직으로부터 속거나
협박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범행에 이르게 된 측면이 있는 점
– 피해자 중 일부와 합의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 이전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되,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습니다.
즉, 피고인의 피해자라는 사정과 단순 가담 요소를 고려해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택하되, 다수 피해자와 큰 피해액을 고려하여 상당 기간의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를 통해 책임을 묻는 방향을 택한 것입니다.
5. 이런 경우, 변호사 상담이 특히 중요한 이유
보이스피싱 피해자 입장에서는 “내 돈만 돌려받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자신의 계좌나 인출 역할을 제공하면 순식간에 사기방조 가담자로 위치가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 피해를 본 뒤, 가해 조직으로부터 “계좌를 빌려주면 돈을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 본인 명의 계좌로 계속해서 큰 금액이 입금·출금되는 구조에 참여하게 될 때
- 이미 경찰로부터 보이스피싱 관련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음에도 비슷한 제안을 다시 받는 경우
이러한 상황에서는 “내 돈을 찾는 행동”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시각에서는 사기 조직의 범행을 돕는 행위로 평가됩니다. 조직의 압박이나 협박이 있다면 그 내용, 시점, 증거(대화 캡처, 통화 녹음 등)를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미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고, 추가로 계좌 제공이나 이체 요청을 받은 상태라면, 혼자 판단해 움직이기보다는 형사전문 변호사와 상의하여 앞으로 어떤 행동을 절대 하면 안 되는지, 이미 한 행동이 있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1. 보이스피싱 피해자인데, 계좌를 빌려준 것만으로도 사기방조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금을 받는 데 사용되는 계좌를 제공하고,
그 계좌로 반복 입금된 돈을 다른 계좌로 이체해 주었다면,
실질적으로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으로 보아 사기방조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인식 정도, 조직으로부터 받은 압박이나 협박 여부 등은 양형에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Q2. 조건만남 사기임을 나중에 알았더라도 그 이후에 계좌를 계속 제공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사기 구조를 알고 난 이후에도 계좌 제공과 이체를 계속했다면,
“사실을 몰랐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이 판례에서도 피고인은 보이스피싱임을 알게 된 뒤에도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계좌를 제공했기 때문에 사기방조가 인정되었습니다.
Q3.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협박을 받았다는 사정이 양형에 얼마나 반영되나요?
A. 조직의 강한 협박이나 위협으로 인해 범행에 내몰렸다는 점은
양형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협박이 있었다고 해서 사기방조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협박의 내용·강도·증거 유무에 따라 얼마나 참작될지가 달라집니다.
Q4. 피해액이 크고 피해자 수가 많은 경우에도 집행유예가 가능한가요?
A. 이 사건처럼 피해자 수가 10명 이상이고 피해액이 1억 원이 넘는 경우에도,
피고인이 초범이고, 단순 가담이며, 피해자이기도 한 특수한 사정이 겹치면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동일 유형 범죄 전력이 있거나, 적극적으로 조직을 이끌거나, 수익을 많이 챙긴 경우에는
실형 가능성이 높습니다.
Q5. 보이스피싱 사기방조 수사 연락을 받았을 때, 어떤 점을 먼저 정리해야 하나요?
A. 먼저 자신이 실제로 했던 행동(계좌 제공, 이체 횟수와 금액, 조직과의 통화/메시지 내역)을
최대한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부터 이 조직이 사기라는 것을 인식했는지,
조직으로부터 어떤 압박이나 협박을 받았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과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7. 참고 자료
-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1. 1. 15. 선고 2020고단1895 판결
- 형법 제347조(사기), 제32조(방조), 제62조(집행유예)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