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흐름 – 동생·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같은 방에서 잠든 상황
피고인은 2021년 9월 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생 B에게 연락을 했다가, B가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는 말을 듣고 대구 북구의 한 모텔 방으로 향했습니다. 그 방에는 B와 19세 여성 피해자 C, 또 다른 친구 D가 함께 있었고, 피고인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피해자를 알게 됐습니다.
자정이 넘어 새벽까지 네 사람은 같은 방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새벽 3시경이 되자 불을 끄고, 피고인과 B, 피해자, D는 모두 바닥에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왼쪽에 누운 상태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술자리가 끝난 뒤 다 같이 잠에 든 평범한 상황처럼 보였지만, 이후 벌어진 일로 피고인은 형사재판까지 받게 됩니다.
법원이 인정한 준강제추행과 준강제추행미수
새벽 4시경, 피고인은 자신의 왼쪽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가 잠든 것을 보고 추행을 할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 안까지 들어간 뒤, 음부 부위 위쪽까지 손을 올려 만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몸을 뒤집으며 엎드리는 바람에 손이 빠져 나오게 되었고, 이 부분을 법원은 준강제추행으로 보았습니다.
피고인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피해자가 다시 잠이 들었다고 생각하고 엎드린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다시 넣어 엉덩이를 만졌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피해자가 실제로 깨어 있었고, 피고인이 생각했던 것처럼 완전히 잠든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법원은 이 두 번째 시도에 대해, 피고인이 피해자가 잠든 것으로 오인하고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해 추행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피해자가 깨어 있었기 때문에 준강제추행미수에 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리하면, 법원은 첫 번째 접촉을 완성된 준강제추행으로, 두 번째 접촉을 미수 범행으로 나누어 각각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잠든 피해자를 이용한 행위가 왜 준강제추행이 되는지
준강제추행은 상대방이 술에 취해 잠들어 있거나 의식이 흐린 상태처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상황을 이용해 추행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술을 마시고 새벽 시간에 잠이 든 상태였고, 피고인은 그런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해 바지와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음부와 엉덩이 부위를 만졌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스스로 바지를 내리거나 피고인에게 신체 접촉을 허용한 정황이 전혀 없고, 피고인의 손이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 안으로 들어갔다는 점을 종합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잠든 상태에서 이루어진 첫 번째 접촉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의사표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한 점을 무겁게 보고 준강제추행을 인정했습니다.
선고형과 양형 이유 – 징역 8개월,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대구지방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습니다. 판결문에는 양형에 관해 길게 적혀 있지는 않지만, 판단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은 들어 있습니다.
법원은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를 상대로 한 추행이라는 점과, 바지 속 팬티 안까지 손을 넣어 음부와 엉덩이를 만진 점을 들어 범행 수법과 부위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넘어서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다는 점이 유리한 요소로 참작되었습니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실형을 선고할 정도로 사건을 무겁게 보면서도, 형량을 8개월로 정해 비교적 단기 징역형을 선택했습니다. 아울러 신상정보 등록의무는 인정하면서도, 취업제한명령과 공개·고지명령은 피고인의 연령과 재범위험성, 범행 경위 등을 고려해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점
술자리 이후 여러 사람이 같은 방에서 함께 자는 상황은 사회생활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다만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체 접촉은, 나중에 사건이 되었을 때 준강제추행 혹은 준강제추행미수로 평가될 위험이 큽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잠들어 있거나, 피고인이 그렇게 믿고 손을 넣은 경우에는 “장난이었다”는 설명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와의 관계가 동생의 친구, 동료, 지인 등으로 시작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술을 마시고 같은 방에 누워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바지 안까지 손이 들어오는 신체 접촉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해자의 상태(잠든 상태인지, 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신체 접촉의 방식과 부위, 이전 관계 등을 종합해 준강제추행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변호사 상담이 특히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초기에 형사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술자리 이후 여러 사람이 같은 방에서 자던 중, 옆에 자던 사람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었거나, 그와 유사한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피소되었을 때가 대표적입니다. 피해자가 잠들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깨어 있었던 경우, 또는 피해자는 장난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하는 경우라도 수사기관의 시각은 훨씬 엄격할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어떤 부분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을 법리적으로 다툴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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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FAQ)
Q. 같이 술을 마시고 같은 방에 누워 있었는데도 준강제추행이 되나요?
A. 함께 술을 마시고 같은 방에서 잤다는 사실만으로 바지 안까지 손이 들어오는 신체 접촉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잠든 상태이거나, 피고인이 그렇게 믿고 손을 넣은 경우에는 준강제추행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피해자가 실제로는 깨어 있었던 경우에도 준강제추행미수가 될 수 있나요?
A. 이 사건처럼 피고인이 피해자가 잠든 것으로 생각하고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해 추행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피해자가 깨어 있었던 경우에는 준강제추행미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피고인의 인식과 행위의 위험성입니다.
Q. 동종 전과가 없으면 집행유예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동종 전과가 없고, 벌금형을 넘어서는 전력이 없다는 점은 양형에서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사건의 구체적 경위, 추행의 정도 등에 따라 실형 여부가 갈릴 수 있으므로,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 준강제추행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