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원에서 11살 초등학교 여학생 등과 어깨에 몸을 밀착했을 뿐인데 성추행인가?
학원, 학원강사와 제자 관계에서는 자연스럽게 스킨십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는 정도의 행동은 부모들도 어느 정도 예상하는 범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접촉이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서부터 강제추행과 아동학대가 되는지는 생각보다 엄격합니다.
이번에 살펴볼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5고합258 판결은, 학원 영어강사가 11살 여학생에게 어깨를 여러 차례 두드리고 머리를 쓰다듬은 뒤, 영어 문제를 알려주겠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의 어깨와 등에 자신의 성기를 3~4초씩 비빈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을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으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하는 동시에, 학원강사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라는 지위를 이용한 아동학대 가중처벌까지 인정했습니다.
2. 사건 개요: 학원 영어강사와 11살 초등학생 제자 성추행
피고인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치던 강사로, 법적으로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해당했습니다. 피해자 B는 이 학원에 다니는 만 11세 여학생이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 당일인 2024년 9월 10일 15시경 피해자가 학원에 도착하자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신의 자리로 불러 휴대전화 화면에 “학원 마치고 학교 앞 음식점에서 만날 수 있냐”는 말을 적어 보여주며 같은 내용을 귓속말로 전달하고, 만 원을 건넸습니다. 이후 수업 중에는 피해자가 영어 문제를 맞힐 때마다 “진짜 잘한다, 영어 천재”라고 칭찬하면서 오른쪽 어깨를 손으로 두 번씩 툭툭 치고,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피고인은 책상 의자에 앉아 있던 피해자 뒤에 서서 영어 문제를 알려준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의 왼쪽 어깨와 등에 자신의 성기를 3~4초 간 지긋이 가져다대는 행위를 했고, 피해자가 상체를 앞으로 숙여 피하려고 했음에도 한 차례 더 같은 접촉을 반복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13세 미만 강제추행과 아동학대 가중처벌
형법상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특히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추행은 형이 더 가중되는 범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폭행은 반드시 심한 물리력이 아니라,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면 충분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근거로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을 인정했습니다.
- 피해자가 11세에 불과한 아동이라는 점
-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를 계속 두드리고 머리를 쓰다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어깨와 등에 성기를 3~4초씩 비비는 행위를 두 차례 반복한 점
- 피해자가 피하려고 상체를 앞으로 숙였음에도 피고인이 다시 접촉을 시도한 점
- 사전에 피해자에게 식사를 제안하고 “나는 너를 좋아하는데 너는 나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을 귀에 속삭이는 등,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대하는 언행을 보인 점
또한 피고인은 학원 영어강사이자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였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 아동과 밀접하게 접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동에게 성적 학대를 가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신고의무자이면서도 오히려 자신이 보호해야 할 아동에게 성적 학대행위를 한 이상, 아동학대 가중처벌 대상에도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4. 왜 처벌을 받았는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피고인 주장 배척
피고인 측은 “성기를 비빌 고의는 없었고, 우연한 접촉이었거나 휴대전화가 닿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해자는 처음 경찰에 신고할 때부터 해바라기센터 조사에 이르기까지, 접촉 부위·시간·느낌(살이 닿았고 종이컵 한 개 반 정도 면적)·피하려 했던 행동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 같은 교실 학생 E는 피고인이 그날따라 피해자 주변에만 서 있고, 팔이나 배가 피해자 어깨에 많이 밀착되어 있었다고 진술해 피해자 진술과 부합했습니다.
- 피고인은 당시 반바지를 입고 있었고, 피해자 등과 어깨에 밀착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휴대전화와 신체를 구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자는 사건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직접 파출소에 신고를 했고, 피고인과 특별한 갈등이 없던 상태에서 허위로 사건을 꾸며낼 이유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인 측의 심신미약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까지 약 7개월 동안 학원에서 강사로 정상적으로 근무해 온 점, 사건 무렵 정신과 진료를 받던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5. 선고형: 징역 2년 6개월 실형 + 치료프로그램 + 취업제한 5년
이 사건에서 법률상 처단형 범위는 징역 2년 6개월~25년이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택했습니다.
- 불리한 정상
– 피해자는 11세 여학생으로,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클 것으로 보임
– 피고인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이자 학원강사라는 신뢰 지위에 있었음에도 이를 배신함
– 피고인은 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가석방된 후 누범기간 중 이 사건을 저지름
– 피해자와 어머니는 피고인 처벌을 명확히 원하고 있음 -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이 행사한 물리력 자체는 상대적으로 강한 수준의 폭행은 아니었음
– 성범죄 전과는 없음
이에 따라 법원은 징역 2년 6개월 실형과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하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장애인 관련기관·아동 관련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명령을 내렸습니다.
6.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취업제한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입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자신의 신상정보를 관할기관에 제출하고 일정 기간 등록·관리되는 의무를 집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종합 고려되었습니다.
- 피고인의 전과 관계와 재범 위험성 수준
- 징역형 선고, 신상정보 등록,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
- 공개·고지명령으로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과 사회적 낙인, 그 부작용
- 그로 인해 달성될 수 있는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반면,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 아동 관련기관에 대한 취업제한명령은 5년간 부과하여, 피고인이 다시 아동·청소년을 직접 상대하는 직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FAQ)
Q1. 학원에서 학생 머리를 쓰다듬거나 어깨를 두드리는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단순한 격려 차원의 가벼운 접촉은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특정 학생에게만 과도하게 스킨십을 반복하거나, 상대가 불편해하는데도 계속 손을 얹는 경우, 특히 13세 미만 아동인 경우에는 추행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2. 등에 성기를 비빈 적은 없고, 몸이 좀 닿았을 뿐이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주변 증인 진술, 당시 옷차림(반바지 여부 등)까지 종합해 판단합니다. 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접촉 부위·시간·느낌까지 구체적으로 말하고, 다른 학생도 피고인의 밀착을 목격했으며, 단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Q3. 학원강사와 제자 관계에서 성범죄가 인정되면 처벌이 더 무겁나요?
A. 네. 단순 강제추행을 넘어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학원강사, 교사, 보육교사처럼 아동을 교육·보호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동을 대상으로 성적 학대를 하면 일반 강제추행보다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됩니다.
Q4. 이런 사건에서 집행유예 대신 실형(징역 2년 6개월)이 나온 이유는?
A.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이고, 피고인이 이미 다른 범죄(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로 징역형을 받고 나온 뒤 누범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피해자와 어머니가 처벌을 강하게 원했고,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지위를 악용한 점도 비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Q5. 학원·학교에서 아동 성범죄 의심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피해자나 보호자인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사실관계를 메모하고, 주변인(같은 반 친구, 학원 직원 등)의 이야기를 확보한 뒤,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 해바라기센터 등에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입장에서는 수사 초기 진술이 매우 중요하므로, 섣불리 사건을 축소하거나 거짓말을 하기보다는 변호인과 상의해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CCTV·좌석 배치·수업 방식 등 객관 자료를 통해 오해와 실제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8. 참고 자료
-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5고합25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