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조교를 추행 한 경우, 위력에 의한 추행이 인정된 판례의 기준

1. 교수에게 손·어깨만 잡혔는데도 업무상 위력추행이 될까?

대학교에서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연구조교 사이의 관계는 논문, 장학금, 학위, 진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권력관계 속에서 교수의 신체접촉은 피해자 입장에서 거절하기 어렵고, 나중에 성폭력으로 문제 제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교수는 “격려”나 “농담”이라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는 성적 수치심과 위압감을 느끼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번에 살펴볼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12. 23. 선고 2022고합227 판결은, 대학교 법학과 지식재산권 전공 정교수가 대학원생 겸 연구조교의 손과 어깨, 팔, 배 등을 여러 차례 만진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상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보고, 징역 1년 6개월 실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3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했습니다.

2. 사건 개요: 지도교수와 연구조교, 논문과 장학금, 진로가 얽힌 관계

피고인은 C대학교 법학과에서 지식재산권법을 강의하는 정교수였고, 피해자는 지식재산권법 전공 대학원생이자 2021년 3월부터 피고인의 개인 연구조교로 근무하던 학생이었습니다. 피해자는 “학사-석사 연계장학(논문조건장학)”을 신청해 두어, 피고인과 공동저자로 논문을 써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조교 장학금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또 학위 취득과 지식재산권 관련 기관 취업을 위해서는 교내 유일한 지식재산권 전공 교수인 피고인의 평가와 추천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피해자는 이런 구조 속에서 피고인에게 쉽게 거절하거나 반발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고,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신체접촉을 시도했습니다.

피고인의 구체적 행위(요약)

  • 1차 (2021. 3. 18. 17:00경, 연구실)
    조교 임용 관련 이야기를 하던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자신의 양손으로 감싸 쥐고 손등과 팔뚝을 쓰다듬었습니다. 피해자가 손을 빼려 해도 다시 감싸 잡는 방식이었습니다.
  • 2차 (같은 날 20:21경, 캠퍼스 이동 중)
    피고인이 “도시락 먹자”고 말하며 갑자기 피해자의 어깨를 감싸는 식으로 어깨동무를 하고, 피해자의 왼쪽 어깨와 팔뚝을 주무르듯이 만졌습니다.
  • 3차 (2021. 4. 3. 14:45경, 연구실)
    온라인 수업 쉬는 시간에 유튜브 스트레칭 영상을 재생해 놓은 상태에서, 피해자가 테이블에 엎드려 있자 피고인이 뒤에서 다가와 “운동을 하라”며 양팔로 배를 감싸 안듯이 잡고 일으켜 세우려 했습니다. 피해자가 몸을 버티자 등짝을 손으로 때리는 행동까지 했습니다.
  • 4차 (2021. 4. 8. 오후, 연구실)
    피해자가 화분에 물을 주기 위해 화장실까지 큰 화분을 들고 다녀온 뒤,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쪽 어깨를 10초 정도 양손으로 주무르듯이 만졌습니다.
  • 5차 (2021. 7. 5. 15:00경, 연구실)
    2학기 수업 개설을 위해 컴퓨터 앞 의자에 앉아 있던 피고인 옆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던 피해자가 일어나려 하자,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잡았습니다. 피해자가 일어난 뒤에도 손을 놓지 않고 손등과 팔뚝을 쓰다듬고 주무르듯 만지는 행동을 했습니다.

법원은 이처럼 교수-학생/조교 관계에서 반복된 신체접촉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3. 법원은 왜 업무상 위력을 인정했나?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의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는 직장 내 상하관계뿐 아니라, 교수-학생/연구조교처럼 사실상 보호·감독 관계에 있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을 의미하는데, 반드시 물리적 폭행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평가권, 추천권 등이 포함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업무상 위력을 인정했습니다.

  • 피고인은 교내 유일한 지식재산권법 전공 교수로서, 피해자의 논문, 장학금, 학위, 취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음
  • 피해자는 장학금과 조교 수당에 학교생활과 경제 상황이 좌우되는 대학원생이었고, 지도교수와 갈등을 빚을 경우 학업·진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치였음
  • 피고인의 신체접촉은 일회성이 아니라 연구실과 캠퍼스를 오가며 시기와 장소를 달리해 총 5회 반복되었음

법원은 이런 점을 종합해, 피고인의 행위가 단순한 친밀감 표현이나 격려가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배경으로 피해자의 저항을 어렵게 만드는 위력 행사라고 평가했습니다.

4. “격려”라고 주장해도 왜 추행이 되는가?

피고인 측은 각 행위에 대해 “갈등 해소를 위해 손을 잡은 것일 뿐”, “수고했다는 의미로 어깨를 토닥였다”, “졸고 있어서 깨우려고 등을 두드렸다” 등으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피해자가 느낀 불쾌감과 수치심, 그리고 사건 이후 장학 포기, 전공 변경, 진로 변경까지 고민하게 된 정황에 비추어, 단순한 격려나 농담 수준을 넘어선다고 판단
  • 피해자가 문제를 인식한 뒤 피고인의 언행을 녹음하기 시작했고, 그 녹음 파일에는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을 사실상 인정하거나 가볍게 넘기려는 태도가 담겨 있어, 피해자 진술과 호응함
  • 여러 증인들의 진술(동료 조교, 교수 등), 카카오톡 대화 내용, 장학 포기원·전공 변경원 등의 객관적 자료들이 피해자의 주장과 일치

법원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객관적 정황의 부합 여부, 허위 진술의 동기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믿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5. 선고형: 징역 1년 6개월 +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 취업제한

법원은 이 사건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했습니다.

양형에서 고려된 주요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불리한 정상
    –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보호·감독을 받는 학생·연구조교를 상대로 총 5회에 걸쳐 신체접촉을 반복
    – 피해자가 겪었을 성적 수치심, 학업·진로에 대한 불안, 구조적 취약성을 고려할 때 죄질이 가볍지 않음
    – 피고인이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한 태도
  • 유리한 정상
    –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
    – 신체접촉이 주로 손·팔·어깨·배 등 비교적 외부 노출 부위 위주였고, 보다 심각한 성적 행위(예: 성기 접촉 등)로 나아가지는 않았음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실형은 불가피하다고 보되,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까지는 선고하지 않고, 대신 신상정보 등록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3년간 취업제한으로 재범 방지와 사회적 보호를 도모하기로 했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1. 교수의 손잡기, 어깨 토닥임 정도도 성범죄가 되나요?

A. 맥락과 권력관계를 봐야 합니다. 단순한 인사나 짧은 격려 수준의 접촉이 아니라,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불쾌감·수치심을 느꼈고, 거부하기 어려운 권력관계 속에서 반복된 신체접촉이라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2. 교수-학생 관계에서 “위력”은 어떻게 인정되나요?

A. 지도교수는 학생의 논문, 장학금, 학점, 진로, 추천서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수의 신체접촉은 학생 입장에서 사실상 자유롭게 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은 교수의 사회적 지위와 평가권 자체를 “위력”으로 볼 수 있다고 봅니다.

Q3. 초범이어도 실형이 나올 수 있나요?

A. 네. 성폭력 사건에서 초범이라도, 지위·관계·권력을 이용한 범행, 피해자의 취약성이 큰 경우, 반복된 행동 등이 인정되면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초범이었지만, 교수-연구조교 관계에서 반복된 추행이라는 점 때문에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되었습니다.

Q4. 신상정보 공개·고지가 면제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법원은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 위험성, 범행의 종류·동기·방법,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한 불이익과 부작용, 예방효과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신상정보 등록과 치료프로그램, 취업제한만으로도 재범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공개·고지명령은 면제했습니다.

Q5. 이런 사건에서 피해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교수-학생 관계에서는 익명성이나 2차 피해 우려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피해가 반복되거나, 일상생활과 학업에 영향을 줄 정도로 불안·수치심을 느낀다면, 학교 인권센터, 성폭력 상담소, 변호사 등과 상담해 기록(녹음, 메시지, 메일 등)을 남기고 신고·고소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7. 참고 자료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12. 23. 선고 2022고합227 판결
  • 준강제추행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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