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이어진 내연관계가 끝나가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지면, 예전에 찍어둔 성관계 영상을 들먹이며 “가족과 자녀에게 보여주겠다”는 식으로 협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연관계에서 촬영한 영상이라고 해도 이별 과정에서 유포를 암시하면 촬영물등이용협박죄로 징역형과 집행유예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광주지방법원 2025고합576 판결을 바탕으로 내연관계에서 성관계 영상을 빌미로 한 협박이 어떻게 평가되었는지, 어느 정도 형이 선고되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어떤 사건이었나 – 내연관계에서 성관계 영상을 들먹인 가족·자녀 협박
이 사건의 피고인과 피해자는 약 2년간 내연관계를 이어온 사이였습니다. 교제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면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해 보관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과 관계를 지속해 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말다툼과 갈등이 잦아졌고, 결국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말다툼을 벌이다가 “이 씨발년, 니 나 영상 다 지웠을 것 같냐? 너희 집 쑥대밭 한 번 만들어 줄까? 딸에게까지 찾아가서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폭언을 하였습니다.
통화 내용에는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을 전제로, 피해자의 가족과 딸, 딸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영상을 보여주겠다는 협박성 발언이 반복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며칠 뒤에도 피해자가 자신의 새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하자 화가 나 “너희 가족 다 망가뜨리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피해자가 “너 동영상 없다며”라고 묻자 “다 있다”고 답하는 등 성관계 영상 유포를 암시하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2. 법원이 본 촬영물등이용협박 성립 기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이나 그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하는 경우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촬영물에는 내연관계에서 촬영한 성관계 영상도 포함되며, 이를 빌미로 피해자와 그 가족·자녀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상황을 암시하며 겁을 주는 행위는 모두 촬영물등이용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실제로 유포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피고인이 “너 영상 다 지운 줄 아냐”, “집을 쑥대밭 만들겠다”, “딸과 딸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영상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반복적으로 발언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피해자가 자신의 성관계 영상이 가족과 자녀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두 차례의 발언 모두 촬영물등이용협박죄를 구성한다고 보았습니다.
3. 선고 결과와 양형 포인트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법원은 피고인이 상당 기간 내연관계를 유지해 온 피해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이용해 가족과 딸에게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점, 이로 인해 피해자가 큰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감정이 격한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발언한 측면이 있는 점, 실제로 동영상을 유포할 의사까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은 점, 동종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징역 1년을 선고하되 그 집행을 2년간 유예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년, 휴대전화 몰수를 명령했습니다.
4. 내연관계에서 촬영물 협박 사건이 시사하는 점
내연관계는 본질적으로 법적·사회적 보호가 약한 관계일수록, 관계가 틀어졌을 때 촬영물·메시지를 둘러싼 분쟁과 협박으로 쉽게 번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가족과 자녀까지 언급하며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 피해자는 가정과 자녀 관계가 파탄날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법원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초범이고 실제 유포가 없는 사안에서도 징역형을 전제로 한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연관계라 하더라도 촬영물 협박은 디지털 성범죄로 엄중하게 취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의자·피고인 입장에서도, 분노를 표출하려는 말 몇 마디가 디지털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미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사실관계와 경위를 정리하고 피해 회복 방향을 고민하면서 초기 대응 전략을 신중하게 세워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내연관계에서 찍은 성관계 영상을 빌미로 가족과 자녀에게 보여주겠다고 하면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되나요?
연인·내연관계에서 촬영한 성관계 영상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이 말하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다투던 중 “너 영상 다 지운 줄 아냐”, “가족과 딸에게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법원은 이를 피해자의 가족과 자녀에게 성관계 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겁을 준 행위로 보아 촬영물등이용협박죄를 인정했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유포하지 않고 전화 통화에서 말로만 협박한 경우에도 징역형까지 나올 수 있나요?
이 판결에서도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실제로 가족이나 제3자에게 보여주거나 유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집을 쑥대밭 만들겠다”, “딸과 딸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영상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위협적인 말을 여러 차례 한 점을 들어, 법원은 피해자가 실제 유포를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유포가 없더라도 촬영물의 존재를 전제로 유포를 암시하며 협박하면 촬영물등이용협박죄로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고, 실제 유포가 없었다는 점은 양형에서 일부 유리한 사정으로만 반영됩니다.
초범이고 영상을 실제로 유포할 생각은 없었던 경우에도 집행유예 정도는 각오해야 할까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동종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었고, 내연관계에서 다투는 과정에서 감정을 이기지 못해 우발적으로 협박성 발언을 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또한 실제로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취업제한 1년을 선고했습니다. 비슷한 사건에서 초범·우발성·실제 유포 부재 등의 사정이 있으면 집행유예 가능성이 높지만, 최소한 집행유예 수준의 징역형은 각오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참고자료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촬영물 등 이용 협박)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광주지방법원 2025. 12. 24. 선고 2025고합57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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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판결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해설이며, 요약·각색 과정에서 일부 사실관계가 단순화·압축되어 실제 사건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개별 상담을 통해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