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 계곡에서 잠든 피해자를 만진 준강제추행
피고인 A는 피해자 D(여, 27세)와 함께 식당 뒤편 계곡에서 술을 마시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상태에서 추행을 하였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잠든 틈을 타 손을 피해자의 브래지어 안으로 넣어 가슴을 여러 차례 주물러 만지고,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는 등 신체를 접촉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를 피해자의 심신상실 상태, 즉 술에 취해 제대로 저항하거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를 이용한 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 제298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불법촬영물 시청까지 함께 기소된 이유
이 사건은 준강제추행뿐 아니라, 별도로 불법촬영물을 다운로드해 시청한 행위까지 함께 기소된 점이 특징입니다. 피고인은 2021년 6월 24일 밤, 군포시 소재 주거지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일명 ‘G’로 알려진 남성이 피해자 H(여, 가명)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불법촬영물을 파일 형태로 내려받아 시청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피해자 H의 경우도 본인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 장면이 촬영·유포된 상황이었으므로, 이러한 촬영물을 다운로드해 시청하는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4항, 제1항이 규정하는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또는 복제물 시청죄에 해당합니다.
3. 법원이 본 준강제추행의 기준
준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추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상태였다는 점, 당시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만지고 입을 맞추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준강제추행을 인정했습니다.
핵심은 피해자가 실제로 강하게 저항했는지 여부보다는, 당시 상태에서 저항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였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그 취약한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했는지입니다. 술에 취해 깊이 잠든 상황, 외딴 계곡이라는 장소,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은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 양형 – 벌금 700만 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법원은 피고인에게 총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하고,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일 10만 원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 유치를 명했습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명령했습니다.
양형에서 불리한 요소로는,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상태라는 취약한 상황을 이용해 추행을 한 점, 그리고 별도로 불법촬영물을 다운로드해 시청한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계곡이라는 장소와 피해자의 상태를 고려하면, 추행 행위가 피해자에게 남긴 정신적 충격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유리한 요소로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준강제추행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법원은 실형이나 집행유예 대신, 비교적 높은 수준의 벌금형과 교육 이수 명령이라는 결론을 선택했습니다.
5.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취업제한 명령
준강제추행과 불법촬영물 시청은 모두 성폭력처벌법상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됩니다. 이에 따라 관할 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하고 등록하는 의무를 부담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법원은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은 예외적으로 면제했습니다.
판결문은 그 이유로, 피고인에게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신상정보 등록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내용, 피고인의 나이·성행·사회적 유대관계,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으로 인한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6. 실무적으로 무엇을 봐야 할까
이 사건은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를 만진 준강제추행과, 별도의 불법촬영물 시청이 함께 기소된 사례입니다. 실무에서 비슷한 사건을 볼 때 고려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해자의 상태와 장소입니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상태인지, 당시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었는지, 장소가 외딴 곳인지 등에 따라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피고인의 태도와 이후의 대응입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지 여부는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셋째, 준강제추행과 함께 불법촬영물 시청이나 재유포가 함께 기소된 경우입니다. 이 경우 각각 별도의 범죄로 평가되므로, “추행 부분은 합의가 되었으니 괜찮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불법촬영물 관련 부분만으로도 추가적인 벌금형이나 징역형이 나올 수 있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FAQ)
Q1. 술에 취해 잠든 사람을 만지면 항상 준강제추행이 되나요?
A.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술에 취해 깊이 잠든 상태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저항하기 어려웠다면,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로 보고 준강제추행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2. 피해자와 합의를 하면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나요?
A.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분명히 중요한 양형 요소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와의 합의, 피해자의 처벌불원 등이 고려되어 벌금형이 선고되었습니다. 다만 합의가 있다고 해서 항상 벌금형에 그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범행 경위와 내용이 함께 고려됩니다.
Q3. 불법촬영물을 “보기만” 해도 준강제추행과 함께 처벌되나요?
A. 네. 이 사건처럼 준강제추행과 별개로 불법촬영물 시청 행위도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라 독립된 범죄로 평가됩니다. 단순 시청이라도 반복적·상습적이라면 벌금형 이상 처벌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Q4. 신상정보 공개·고지나 취업제한 명령은 항상 내려지나요?
A. 신상정보 등록과 제출의무는 원칙적으로 발생하지만, 공개·고지명령이나 취업제한 명령은 재범위험성, 피고인의 나이·직업·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면제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이 면제되었습니다.
Q5. 이런 사건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 문자·메신저·통화 기록, 술자리 동석자 진술 가능성 등을 최대한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준강제추행과 불법촬영물 관련 범죄는 사실관계가 세밀하게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사 초기부터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8. 참고 자료
-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3. 4. 19. 선고 2022고단1450, 2023고단62 판결.
- 형법 제299조, 제298조(준강제추행).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시청).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