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음란 전화, 어디까지가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되나요?
휴대전화로 아무 번호나 눌러 전화를 걸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으면 신음 소리나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반복하는 사례들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장난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상대인데 이 정도로까지 처벌받을 일인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상대방의 얼굴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오늘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한 판결을 통해, 익명 음란 전화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어떻게 평가되고, 특히 동종 전과가 여러 번 있는 경우 어느 정도 형이 선고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 숨은 번호로 무작위 음란 전화를 반복한 피고인
이 사건 피고인은 피해자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면서, 발신 번호가 표시되지 않도록 전화번호 앞에 ‘*23#’을 누른 뒤 무작위 번호를 입력해 상대방이 받도록 했습니다.
그 중 한 여성 피해자가 전화를 받자, 피고인은 “나 지금 딸딸이 치고 있다니까”, “최근에 섹스 언제 했어?”, “좆물 한 번만 빼게 해줘”와 같은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전화를 걸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에게 이런 방식의 음란 전화가 약 2~3회에 걸쳐 반복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사건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피고인은 이미 과거에도 같은 죄명(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여러 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021년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2022년 11월에 형을 마쳤고, 2023년에도 같은 죄명으로 징역 1년 10월을 선고받아 2023년 10월 판결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그 전에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징역형 실형을 5회 포함해 총 7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법원이 본 통신매체이용음란의 성립 기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에 규정되어 있고,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나 인터넷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영상 등을 도달하게 한 경우”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전화로 노골적인 성적 발언을 반복하여 전달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점을 들어, 피고인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저질렀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서로 모르는 사이였고, 피고인이 일부러 발신 번호를 숨긴 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여성 피해자가 받도록 했다는 점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갑작스러운 음란 전화를 받으면, 상당한 불안과 공포,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과 피고인의 전과를 함께 고려해, 단순한 장난이나 순간의 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형량과 양형 포인트 – 동종 전과와 누범기간 중 재범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3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벌금형이 아니라 실형이 선고되었고, 부수처분도 상당히 무겁게 부과된 것입니다.
재판부는 양형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특히 불리한 요소로 보았습니다.
-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이미 같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여러 차례 처벌된 전력이 있었던 점
- 2021년 선고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누범기간 중이었고, 2023년에 확정된 같은 죄명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에 또 다시 범행을 한 점
-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징역형 실형을 5회 포함해 총 7회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상태인 점
반대로 유리한 사정으로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정도만을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범기간 중 재범과 반복된 동종 전과 때문에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본 것입니다.
실무적으로 이 판결이 시사하는 점
이 사건은 흔히 “장난 전화”, “음란 전화”라고 불리는 행위가 실제 수사·재판에서는 어떻게 평가되는지 잘 보여줍니다.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발신 번호를 숨기고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신음 소리나 성적 발언을 하는 것만으로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충분히 성립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큰 상해를 입거나 범행 횟수가 아주 많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받은 충격과 두려움, 그리고 사회적 위험성 때문에 처벌 수위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동종 전과가 여러 번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훨씬 더 엄중해집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라고 생각하시기도 하지만, 같은 행동을 반복할수록 법원은 “재범 위험이 크고, 징역형 실형으로도 쉽게 교정되기 어려운 유형”으로 보기 쉽습니다. 누범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질렀거나, 이미 징역형 실형을 여러 번 선고받은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짧은 벌금형이나 선고유예·집행유예보다는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상당히 올라갑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단순히 “한두 번 장난이었다”고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수사 초기부터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구조와 본인의 전과·재범 가능성이 어떻게 평가될지 차분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범인지, 전과가 있는지, 피해자와의 관계와 피해 정도가 어떠한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혼자 감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성범죄 사건을 다뤄본 변호사와 함께 진술 내용과 대응 방향을 정리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상대방이 누구인지 모르고 전화했는데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되나요?
A. 네. 이 죄는 “특정한 사람을 노렸다”는 점보다,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익명으로 전화를 걸었더라도, 그 전화를 받은 피해자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 사람에게 음란한 표현을 반복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한두 번 정도만 전화를 했는데도 실형까지 나올 수 있나요?
A. 초범이고, 범행 횟수가 많지 않으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가능성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동종 전과가 여러 번 있고 누범기간 중 재범인 경우에는, 피해자와의 접촉 횟수가 많지 않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본인의 전과·현재 재판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란 전화 사건에서도 신상정보 등록이나 공개·고지, 취업제한이 붙을 수 있나요?
A. 통신매체이용음란죄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폭력범죄에 포함되기 때문에,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등이 함께 명령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징역 8월과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3년간 취업제한이 함께 선고되었습니다.
참고자료/판결 표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4. 24. 선고 2024고단401 판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이용음란)
- 형법 제35조(누범)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이 글은 위 판결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해설이며, 글의 요약·각색 과정에서 일부 사실관계가 단순화·압축되어 실제 사건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개별 상담을 통해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