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라 주장하면 성추행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 노인 강제추행과 실형 기준

1. 아파트 단지에서 고령 여성의 음부를 만진 사건

노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는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취약성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강한 비난을 받습니다. 특히 아파트 단지처럼 일상적으로 거주하는 공간에서 거동이 불편한 고령 여성을 노려 음부를 만지는 행위는, 피해자에게 극심한 공포와 수치심을 안겨 줄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안전감까지 무너뜨립니다.

이번에 살펴볼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12. 19. 선고 2025고단2204 판결은, 아파트 단지에서 지팡이를 헛짚어 넘어진 70대 여성과 90대 여성의 뒤에서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바지 위로 음부를 만진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강제추행을 인정하여 징역 1년 6개월 실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했습니다.

2. 사건 개요: 70·90대 여성만 노린 반복 추행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고인: 부산 북구 B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던 남성
  • 피해자 D: 여, 76세 –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고령 여성
  • 피해자 F: 여, 90세 – 거동이 불편한 고령 여성

피고인의 범행은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 첫 번째 범행 – 피해자 D(76세)
    – 2025. 10. 16. 17:34경, B아파트 C동 앞
    – 피해자는 지팡이를 헛짚어 넘어지게 되었습니다.
    – 피고인은 뒤에서 다가와 피해자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바지 위로 음부를 만졌습니다.
  • 두 번째 범행 – 피해자 F(90세)
    – 2025. 10. 중순 15:00경, B아파트 E동 앞
    – 피해자는 걸어가고 있었고, 피고인은 뒤에서 다가가 피해자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바지 위로 음부를 만졌습니다.

피고인은 두 피해자 모두 고령이고 거동이 불편한 여성만을 골라, 이들의 뒤에서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짧게 음부를 만지는 방식으로 추행을 반복했습니다.

3. 피고인의 주장: 치매, 도와주려 했을 뿐 vs 법원의 판단

피고인은 재판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 치매 증상이 있어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이 없다.
  • 넘어진 피해자들을 도와주려 했을 뿐 음부를 만지려는 의도는 없었다.
  • 설령 신체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심신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해자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
    – 두 피해자는 피고인이 뒤에서 다가와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바지 위로 음부를 만졌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 특히 첫 번째 범행(피해자 D)에 대해서는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추행 장면이 정확히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 피해자에게 피고인을 모함할 동기가 없음
    – 피해자들이 새삼 피고인을 모함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 행동의 계획성과 기민함
    – 피고인은 거동이 불편한 고령 여성들만 골라 그 뒤에서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음부만 만지고 도망치는 방식을 반복했습니다.
    – 법원은 이러한 계획성, 기민함, 정교함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범행 당시 충분한 인지·판단·행동능력을 갖춘 상태였다고 보았습니다.
  • 심신미약을 뒷받침할 객관적 의학 자료 부재
    – 피고인은 치매 증상을 주장했지만, 대학병원 영상의학과·정신과 등 전문의에 의한 정밀검사, 진단, 교차 검증 내역 등 객관적인 의학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 법원은 아파트 위원회 회의록, 복지관 담당자 일지와 진술만으로는 심신능력 상실이나 미약을 섣불리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의 치매·심신미약 주장과 범의 부인을 모두 배척하고, 피고인이 고의로 강제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했습니다.

4. 양형: 징역 1년 6개월 실형 +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양형 이유는 매우 엄격합니다.

  • 피고인은 일평생 수십 차례 사회질서를 어지럽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정도로 전과가 많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법 시민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아파트 단지에서 고령 여성들의 음부를 만지는 행위를 되풀이했습니다.
  • 범행 후에도 기억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고, 진심 어린 반성이 부족하다고 평가되었습니다.
  • 이 사건 외에도 평소 다른 고령 여성들을 상대로 비슷한 짓을 반복해 공포의 존재로 군림해 온 정황이 있었고, 아파트 관리소 차원에서 입주민 수십 명이 엄벌을 탄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이 사건에서 유리한 정상이라고 볼 만한 정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까지 표현하며, 엇비슷한 사건들의 양형 동향을 고려해 검찰의 징역 1년 6개월 구형 그대로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하여, 재범방지와 성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자 하였습니다.

5.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취업제한명령

이 사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법원은 다음과 같이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명령에 관해 판단했습니다.

  • 피고인은 이전에 성폭력 전과는 없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성폭력범죄로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 징역 실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등록만으로도 재범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명령을 추가로 부과할 경우, 피고인에게 과도한 불이익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법원은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은 면제했습니다. 즉,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자로 등록되지만, 일반인에게 신상이 공개되거나 특정 직업군 취업이 제한되는 조치는 따로 부과되지 않았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FAQ)

Q1. 고령 피해자를 도와주려다 실수로 접촉한 경우에도 강제추행이 될 수 있나요?

A. 단순히 부축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접촉이 발생했다면 강제추행으로 보지 않을 여지도 있지만, 이 사건처럼 고령 피해자만 골라 뒤에서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음부만 만지는 패턴이 반복되면, 도와주려 했다는 주장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구체적인 행동방식, 피해자의 진술, 영상자료 등을 종합해 의도를 판단합니다.

Q2. 치매나 정신질환이 있으면 성범죄가 무죄가 되거나 형이 많이 줄어드나요?

A. 심신상실·미약 주장은 객관적인 의학자료가 뒷받침될 때만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한 주변인의 진술이나 일상적인 건망증, 혼동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치매를 주장했지만, 전문의 진단 및 정밀검사 결과가 없었고, 행동의 계획성과 정교함 등으로 보아 충분한 인지·판단능력이 있었다고 보아 심신미약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Q3. 노인 대상 성범죄에서 실형이 나오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A. 피해자의 연령과 취약성, 반복성, 범행 장소와 방식, 피고인의 전과 여부, 반성 정도 등이 중요합니다. 특히:

  • 피해자가 70~80대 고령이고 거동이 불편한 경우
  • 피고인이 이러한 피해자만 골라 반복적으로 성적 접촉을 한 경우
  • 피고인의 전과가 많거나 반성이 부족한 경우

에는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대로 단발적인 사건이고, 진심 어린 반성과 피해 회복, 정신질환 등 특별한 사정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집행유예 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7. 변호사가 필요한 경우

노인 대상 성범죄는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언론·주변 시선도 강하게 작용합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형,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신상정보 등록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릅니다. 특히 심신미약을 주장하거나, 피해자와의 신체접촉 경위가 부축인지 추행인지 애매한 사건에서는, 수사 초기부터 객관적인 의료자료와 영상자료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고령이라는 특성상 신고 자체가 어려울 수 있고, 가족이나 요양기관, 복지관과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형사절차뿐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지원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경험 있는 변호사와 상담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8. 참고 자료

  •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12. 19. 선고 2025고단220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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