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 식당에서 집까지 이어진 술자리
피고인은 과거 폭력 관련 범죄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2023년 10월경 형 집행을 마친 사람입니다. 사건 당일 피고인은 인천 서구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가, 옆자리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65세 여성 피해자 C를 알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다가가 함께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눈 뒤, “우리 집에 가서 술 한잔 더 하자”고 제안했고, 피해자는 이를 수락해 피고인과 함께 편의점 등에서 술을 더 사서 피고인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피고인의 거주지 CCTV에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을 잡고 다소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많이 취해 잠이 들었고, 이후 일에 대해 “몸이 이상해서 깨어보니 피고인이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하지 말라고 하자 피고인이 얼굴과 가슴을 때렸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의 얼굴 상해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2.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 – 준강제추행과 상해
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을 인정했습니다.
- 준강제추행 – 피고인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상태를 이용해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손으로 만져,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추행(준강제추행)을 저질렀다고 보았습니다.
- 상해 – 피해자가 “이건 아닌 것 같다, 만지지 말라”고 항의하자, 피고인이 “성관계를 하자”고 말하며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얼굴을 여러 차례, 가슴을 한 차례 때려 얼굴·가슴에 타박상을 입힌 점을 상해로 인정했습니다.
3. 준강제추행에서 말하는 심신상실·항거불능 기준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을 뿐,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추행이나 상해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대법원 판례(2018도9781)를 인용하면서 준강제추행에서 말하는 심신상실·항거불능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 심신상실 – 정신 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
- 항거불능 –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
법원은 특히 “피해자가 의식상실 상태에 빠져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심신상실 상태를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되며,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과 피해자·피고인의 관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4. 피해자의 단편적인 행동만으로 심신상실을 부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먼저 호감을 표시했고, 집에 와서 스스로 옷을 벗고 성관계를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피해자와 피고인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로, 평소 친분이나 연인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 CCTV와 진술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사건 당시 상당히 술에 취해 있었고 계단을 오를 때 비틀거리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 피해자는 일관되게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사이 가슴을 만져졌고, 항의하자 맞았다”고 진술했고, 112 신고 직후 상해 상태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피해자의 주민등록표 기재와 피고인의 주장 일부가 배치되는 점도 있었습니다.
법원은 “설령 피해자가 일부 호감 표현이나 애정 표현을 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사실 전후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술에 취해 심신상실·항거불능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고, 평소 관계를 고려할 때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피해자의 단편적인 행동만으로 심신상실·항거불능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5. 양형 사유 – 누범기간 중 범행과 반성 부재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 불리한 요소
- 처음 만난 60대 피해자를 집으로 데려가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해 잠든 상태를 이용해 가슴을 만지고 폭행까지 한 점에서 죄질이 무겁습니다.
- 피고인은 과거 폭력 관련 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고, 그 형 집행 종료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누범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 피고인은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며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 유리한 요소
- 성폭력 관련 전과는 없는 점이 참작되었습니다.
6. 실무적으로 시사하는 점
이 판례는 다음과 같은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 술자리에서 상대방이 일부 호감을 표현하거나 스킨십을 허용한 정황이 있더라도, 술에 많이 취해 잠든 상태에서의 신체 접촉은 준강제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특히 처음 만난 사이이거나 평소 관계상 성적 관계가 예상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성적 행위가 준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위험이 큽니다.
- 피해자가 항의하거나 거부 의사를 밝힌 뒤 폭행까지 이어질 경우, 준강제추행과 상해가 경합되어 전체 형량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 과거 폭력 전과, 누범기간 중 범행, 반성 부재 등은 양형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7. 이런 경우에는 변호사 상담이 특히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초기 단계에서 형사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 술자리 이후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해 준강제추행 또는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 통보를 받은 경우
- 사건 당시 상대방이 많이 취해 있었고, 잠든 상태에서의 접촉이 있었던 경우
- 폭행이나 상해가 함께 문제 되고 있는 경우
- 과거 폭력 전과가 있거나, 누범기간 중에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경우
첫 조사에서 어떤 취지로 진술하고, 사건을 어떤 틀에서 정리할지에 따라 단순 추행으로 정리될지, 준강제추행과 상해가 함께 인정되어 실형으로 이어질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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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자주 묻는 질문(FAQ)
Q1. 술에 취한 상태의 사람을 만지면 모두 준강제추행이 되나요?
A. 피해자가 술에 취한 정도가 심해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저항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라면, 설령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준강제추행에서 말하는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한 취기 정도에 그쳐 충분히 거부·저항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준강제추행이 아닌 일반 강제추행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습니다.
Q2. 피해자가 스스로 집에 따라 들어온 경우에도 준강제추행이 인정되나요?
A. 예. 피해자가 스스로 집에 따라 들어왔다는 사정만으로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피해자의 만취 정도, 사건 전후 객관적 정황 등을 종합해,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성적 행위에 동의했으리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 준강제추행을 인정합니다.
Q3. 피해자가 먼저 호감을 표현하거나 애정 표현을 했던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A. 피해자가 일부 호감·농담을 표현했더라도,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심신상실·항거불능에 가까운 상태였다면 그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동의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특히 처음 만난 사이이거나, 평소 관계상 성적 관계를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더욱 엄격하게 보게 됩니다.
Q4. 준강제추행과 함께 폭행까지 있으면 형량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A. 준강제추행에 이어 피해자가 항의하자 폭행으로 상해를 가한 경우, 준강제추행죄와 상해죄가 경합되어 전체 형량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뒤 항의를 이유로 얼굴과 가슴을 때린 점을 함께 고려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참고자료
- 준강제추행
-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
- 대법원 및 각급 법원의 준강제추행 관련 판례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공적 지원 기관 안내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