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분위기상 합의로 성관계를 한 뒤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지거나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바뀌면서 “그때 사실은 당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사절차에서는 당시 구체적인 정황과 합의 여부, 폭행·협박의 존재 여부가 매우 엄격하게 따져지기 때문에, 감정에 치우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신고하면 오히려 무고죄로 처벌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클럽에서 만난 남성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뒤 나중에 강간으로 신고했다가, 허위 신고로 인정되어 무고죄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부산지방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성범죄 고소에서 합의 여부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와 무고죄 위험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클럽에서의 만남, 모텔까지의 경위 – 원나잇이었나, 강간이었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상대방 E은 부산의 한 클럽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함께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결국 모텔로 함께 이동해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했다거나, 강제로 끌고 갔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고, 주변 진술 및 기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두 사람이 그 자리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고 원나잇 성관계를 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피고인은 해당 성관계를 강간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부산동래경찰서에 출석해 진술녹화실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상대로 상대방이 강제로 간음했다”는 취지로 구체적인 피해 신고를 하게 됩니다.
수사 결과는 왜 “강간이 아닌 원나잇”으로 본 걸까?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진술뿐 아니라, 당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정황과 상대방 E의 진술, 주변인의 진술 등을 함께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두 사람이 클럽에서 술을 마신 뒤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였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한 결과,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 사건을 폭행·협박을 수반한 강간이 아닌, 당시 분위기 속에 이루어진 원나잇 성관계로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신고한 “강간 피해”는 사실과 다른 허위 신고로 보게 되었습니다.
강간 고소가 무고로 바뀐 기준 –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무고죄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당시 상황을 원나잇 성관계로 알고 있으면서도, 상대방을 강간범으로 처벌받게 할 의사로 강간 피해 신고를 했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심리적 충격과 기억 왜곡 가능성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신고 내용이 객관적 정황과 현저히 다르거나, 시간이 지나며 진술이 바뀌면서도 그 변화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는 경우, 법원은 무고 가능성을 엄격하게 검토합니다.
특히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는 피무고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낙인과 수사·재판 부담을 안기기 때문에, 허위 신고에 대한 책임도 그만큼 무겁게 다루어집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은, 피고인의 고의가 치밀한 계획보다는 감정적·충동적인 측면이 강했던 점, 피무고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진 점, 초범이라는 점 등이 참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성범죄 고소를 고민할 때, 어떤 점을 먼저 점검해야 할까?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우선 자신의 안전과 심리적인 보호가 가장 중요합니다. 동시에 형사 고소를 고민할 때는,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장소, 시간, 대화 내용, 저항 여부, 음주 상태, 이후 연락 내용 등)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시에는 합의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후회되는 경우, 상대방의 언행이 불쾌하거나 상처가 되었지만 법적으로 강간·강제추행까지는 아니라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 등, 현실에서 경계가 애매한 사례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혼자 판단하기보다는, 형사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법적으로 어떤 평가가 가능한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의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감정적인 분노나 억울함 때문에 당시 사실과 다르게 신고했다가, 나중에 수사·재판 과정에서 모순이 드러나면 무고죄로 다시 피의자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억이 불명확한 부분은 그대로 불명확하다고 말하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정리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원나잇 성관계를 나중에 강간이라고 신고했다가 무고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당시 상황을 스스로도 합의로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상대방을 형사처벌 받게 할 의사로 사실과 다르게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이라고 신고하면 무고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심리 상태, 기억 왜곡 가능성, 구체적 정황 등을 종합해 개별 사건마다 판단됩니다.
Q.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느끼는데, 나중에 무고로 몰릴까 봐 신고가 두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실제로 폭행·협박이나 동의 없는 성관계가 있었다면, 무고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신고 전·후에 당시 정황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 두고, 진술 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은 모른다고, 기억이 불명확한 부분은 불명확하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초기에 변호사나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성범죄 고소를 했다가 무혐의·무죄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무고가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무고죄는 허위 신고임이 명백하고, 신고자가 상대방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는 점이 인정될 때 성립합니다. 단순히 무혐의·무죄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무고가 되는 것은 아니며, 허위성·고의가 별도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참고자료
- 부산지방법원 2014. 10. 2. 선고 2014고단4984 판결
- 형법 제156조(무고)




